캠핑을 시작할 때는 늘 보냉백을 챙겨 다녔다. 처음에는 그것만 있으면 되는 줄 알았다. 그런데 한여름을 지나고, 낮과 밤의 기온 차가 큰 가을과 초겨울까지 캠핑을 다니다 보니 음식 보관이 참 애매했다.
밤에는 제법 추워도 낮에는 따뜻한 날이 있었다. 먹을 것을 챙길 때마다 보관부터 신경 쓰였고, 그러다가 구매한 냉장고가 카투어 K35다.
보냉백을 쓰다가 냉장고를 들였다
K35는 35L짜리 차량용·캠핑용 냉장고다. 판매자 안내에 나온 크기는 가로 58.5cm, 깊이 33.5cm, 높이 44.2cm. 차량의 12V·24V 전원으로 쓸 수 있고, 어댑터를 연결하면 220V 전원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카투어 K35 제품 정보
내가 원했던 건 캠핑에 가져간 음식을 차갑게 보관하는 것이었다. 한여름에도 먹을 것을 차갑게 둘 수 있으니 그 점은 정말 좋았다. 보냉백만 가지고 다닐 때는 몰랐는데, 냉장고가 생기니 왜 다들 챙겨 다니는지 알겠더라.
안에는 작은 물건을 따로 넣는 칸이 있다
뚜껑을 열면 안쪽 전체가 큰 통 하나로 이어진 구조는 아니다. 큰 수납칸 옆에 칸막이로 나뉜 좁은 공간이 따로 있다. 소스나 작은 것들을 넣을 수 있는 자리다. 내부를 볼 때는 큰 칸의 깊이뿐 아니라 이 작은 칸이 나뉘어 있다는 것도 같이 보면 좋겠다.
작은 물건까지 큰 칸 안에 한꺼번에 넣는 구조와는 다르다. 냉장고를 알아볼 때 용량 숫자만 봤다면, 뚜껑을 연 사진에서 칸이 어떻게 나뉘는지도 한 번 살펴보면 좋을 것 같다.
차에서 켜고, 캠핑장에서도 이어서
차량으로 이동할 때는 차량에 연결하는 전원선을 꽂아 냉장고를 사용했다. 캠핑장에 도착한 뒤에는 멀티탭에 연결하고 계속 켜두었다. 이동할 때도, 도착해서도 쓸 수 있다는 게 편했다.
특히 여름에 이 편리함을 많이 느꼈다. 캠핑장에서 음식이 차갑게 보관되는 것만으로도 만족스러웠다. 냉장고를 챙기는 일이 번거롭게 느껴지기보다, 이제는 가져갈 이유가 더 크게 느껴졌다.
걱정했던 -20℃와 결로, 나도 겪었다
구매 전에 후기를 찾아봤을 때 좋은 이야기만 있었던 건 아니다. -20℃까지 온도가 내려가지 않는다는 글, 결로가 심하다는 글이 눈에 들어왔다. 그런데 사용해 보니 그 이야기가 내게도 해당됐다.
내 경우에도 -20℃까지 내려가지 않았고, 결로가 심했다. 결국 A/S를 신청했다. 냉장고를 들인 건 좋았지만 이런 문제까지 생기니 마냥 만족스럽다고 말하기는 어려웠다.
제품의 설정 범위는 -20~20℃로 안내돼 있다. 다만 설정값과 실제 내부 온도는 같다고 볼 수 없고, 주변 온도나 보관하는 음식물에 따라 냉각 상태가 달라질 수 있다는 설명도 있다. 여기서는 내가 사용하면서 -20℃까지 내려가지 않았던 경험을 남기는 것이다.
제일 답답했던 건 A/S
솔직히 카투어 A/S는 정말 힘들었다. 소통이 잘되지 않았고, 진행도 오래 걸렸다. 문제가 생겨서 연락하는 건데 그 과정마저 어렵게 느껴지니 더 답답했다.
냉장고가 있어서 편했던 순간도 많다. 그런데 K35 이야기를 할 때 A/S가 먼저 떠오르는 건 그만큼 불편했기 때문이다. 이 부분만 좀 괜찮았어도 제품을 쓰면서 느끼는 만족감이 달랐을 것 같다.
카투어, A/S만 좀 좋아졌으면 좋겠다. 정말로.
캠핑이 아닌 날에도 챙겼다
캠핑 외에 다른 곳으로 놀러 갈 때도 냉장고를 가져갔다. 상할까 신경 쓰이는 음식을 포장해서 집으로 돌아올 때가 특히 그랬다. 포장한 음식을 차갑게 보관할 수 있으니, 캠핑장 밖에서도 쓸 일이 있었다.
이렇게 쓰다 보니 캠핑의 필수 장비가 냉장고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물론 내가 캠핑 다니는 방식에서 느낀 이야기다. 보냉백으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냉장고가 있는 편이 훨씬 좋다.
K35는 장점도 불만도 확실히 남은 장비다. 한여름 음식 보관, 차량 이동 중 사용, 캠핑장에 도착해서 계속 켜둘 수 있는 점은 만족했다. 반면 온도와 결로 문제, 그 뒤의 A/S 과정은 아쉬웠다.
냉장고를 산 건 잘한 일이다. 다만 카투어의 A/S까지 좋았다고는 못 하겠다.
